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얼마전 냉장고를 정리하다가 어머니가 주고 가신 견과류 통이 눈에 띄어서
좀 더 잘 보일 만한 곳으로 옮겨두었다.
배가 몹시 고프지는 않지만 약간의 위로해줄 겸,
견과류 통을 들고서 책상에 앉았다.
건포도 한 알을 집고선 입에 던져 넣었는데,
많이 달게만 느껴졌다.
'어, 어렸을 땐 분명 이렇게 단 맛만 있지 않았는데,,,'
초등학교를 가기전이었으나,
여섯살 일곱살인지는 분명하지 않다.
동네 모든 아이들이 들르는 문방구의 '뽑기'에서
10원(으로 기억하고 있다.)을 넣고선 20배에 걸렸다.
주인 아저씨는 20배는 건포도 한 봉지라며
보라색 포장이 되어있는 건포도 꾸러미를 내게 내밀었다.
어린 마음에 어찌나 신이났던지,
가슴에 꼭 안고서 집에와서,
엄마에게 자랑을 자랑을 했던 기억이 난다.
냉장고에 넣어두고서,
한개씩, 두개씩, 봉지를 열어서 먹었던 그 맛은,
'뽑기'1등이라는 심리적 요인이 더해져서 더 맛있게 느껴졌지만,
사실 내 혀에선 단맛과 조화를 이루지 못했던 다른 맛을 느꼈었다.
혀라는 것이 간사할 뿐 아니라,
시나브로 변하기도 하는 가보다.
한가지 더, 난 그때 내 일생의 모든 행운을 다 쓴게 아닐까 라고 종종 생각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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